현 구글 연구소장으로 계신 Peter Norvig이 쓴 Teach Yourself Programming in Ten Years란 글이있습니다. 프로그래머 또는 프로그래머를 직업으로 생각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읽어 보기에 좋은 내용입니다. 그래서인지 여러나라의 언어들로 번역되어 있고, 황요한님에 의해 번역된 한글버젼도 있습니다.

체스, 음악 작곡, 미술, 피아노, 수영, 테니스, neuropsychology 연구, 위상 수학, 등, 어느 많고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보통 십년 정도가 걸린다고 연구자(HayesBloom) 들은 말한다. 지름길은 없다. 4살때 부터 신동이라 불려진 Mozart도 세계적인 음악을 만들기까지 13년이 더 결였다. Beatles는 1964년도에 Ed Sullivan쇼에 출연하고, 연속 #1 히트들로 단숨에 유명해 졌다. 하지만, 그들은 1957년도 부터 Liverpool과 Hamburg의 작은 클럽에서 활동을 시작했었고, 일찍부터 mass appeal이 있었지만, critical success는 1967년도에 Sgt. Pepper로 비로써 이루어냈다. Samuel Johnson는 10년보다 더 오래 걸린다고 생각했다: "탁월함은 일생의 노력과 노동에 의해여만 달성할 수 있다; 그 것은 그 이하의 값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Chaucer는 "the lyf so short, the craft so long to lerne"라고 호소했다.

위는 한글로 번역된 내용중 일부입니다. 여기서 글쓴이는 다른 분야처럼 강산이 한번 변하는 10년은 지나야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지름길은 없다'라는 말이 와닿고 제 생각도 이와 비슷합니다. 보통 열심히 3년 정도 하면 어느 정도 프로그래밍에 자신감이 붙게됩니다. 아마 이기간은 관심있는 한 분야에 집중적으로 파볼 수 있는 대학시절이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여기서 꾸준히 더 공부하고 다른 분야로 넓혀가고, 다양한 경험을 더 해가는데 몇년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아마 3년 후부터는 개인에 따라 편차가 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이가 있으니 10년은 훌쩍 넘었지만 아직도 잘 모르겠고 완성은 커녕 무엇을 만든다는 것이 항상 부담스럽습니다. 이전에는 제가 만든 그 무엇인가를 누군가가 잘 써주는 낙이 제일 컸는데 요즘은 하나 하나 알아 가는 낙이 더 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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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서점을 갔을 때 이책을 보았습니다. '드리밍 인 코드'란 제목과 함께 하단에 '천국과 지옥을 넘나는드는 소프트웨어 개발 이야기'란 부제가 있었습니다. 소제목만 보고 전 단순하게 이 책이 SF나 판타지 소설인줄 알았습니다. 부제 그대로 천국과 지옥간에 해킹전쟁이 벌어졌고 한 천채 해커가 죽으면서 천국쪽에 합류하는 뭐 그런 이야기가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표지만 보고 이책을 그냥 지나쳤습니다.

드리밍 인 코드
카테고리 컴퓨터/IT
지은이 스콧 로젠버그 (에이콘출판,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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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참있다 문득 생각이 나서 소설 보듯이 가볍게 읽어 볼려고 구입을 했습니다. 이 책은 제가 생각하고 있던 선입견과는 반대로 실제 진행되었던 프로젝트에 대한 기록이었습니다. 모질라 재단 이사진중 한명이며 한 시대를 풍미한 로터스 1-2-3를 만든 미치 케이퍼OSAF를 만들고 첸들러 프로젝트란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겪는 일들에 대한 제 3자의 기록입니다. 거기에 저자의 생각과 다른 유명한 관련 서적등을 인용해 재미있게 풀어 나가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2001년에 시작되어 2008년에 버젼 1.0이 나왔으니 책 내용은 대충 짐작이 갈 것으로 생각됩니다.  책을 보고 첸들러를 다운로드 보았더니 이전에 한번 설치해 보고 삭제했던 소프트웨어였습니다. GTD 소프트웨어를 찾고 있었다가 iusethis에서 이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 받았습니다. 하지만 유명 개발자들이 만든 이 소프트웨어를 못 알아보고 '이게 뭐지지?'하고 바로 지워버렸습니다.


보기에는 괜찮아 보였지만 결정적으로 한글 지원이 되지 않았습니다. 최근에 맥에서 한글입력에 곤란을 겪은 경우는 영어로 설정된 아이폰 시뮬레이터 이후에 이 소프트웨어가 처음인 것 같습니다. 또한 느리고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것도 삭제를 하게된 이유입니다.


제가 사용하는 GTD 어플리케이션은 iGTD입니다. 요새 들어서 업그레이드가 잘 되지 않고 있지만, 무료인데다 쉽고 간단하게 사용하기에는 매우 유용한 프로그램인 것 같습니다. 첸들러가 파워유저를 위한 강력한 툴을 목표로 만들어 졌다고는 하지만 전 그냥 간단한게 좋더군요. 유수의 개발자들이 8년을 공들여 만들었지만 26세의 젊은 개발자 혼자서 만든 이 프로그램이 제겐 더 맞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재미는 논픽션이기 때문에 다양한 IT 유명 인사들의 소소한 이야기와 함께 관련된 링크를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책 처음 부분에 마우스를 처음으로 발명한 엥겔바트와 1968년의 전설적인 데모 동영상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The Demo)

이전에 '누가 소프트웨어의 심장을 만들었는가?'란 책을 통해서 알게된 이 동영상은 언제 보아도 참 대단하단 말외에는 나오지 않습니다. 엥겔바트는 여기서 마우스, 트리뷰, 다중 윈도우, 하이퍼 텍스트, 버젼 컨트롤, 화상채팅, 그룹웨어등과 같은 현재에도 중요한 많은 기술들을 소개합니다.

'The Demo'라 불리우는 제가 태어 나기도 전에 나온 이 데모는 지금 보아도 그 당시에 저런 방법으로 데모를 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울 따름입니다. 게다가 헤드셋을 끼고 온화한 표정으로 차분하게 이야기하는 엥겔바트의 포스는 현재 최강이라는 스티브 잡스의 프리젠테이션을 능가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근래에 읽은 IT 관련 책중에서 가장 재미있게 읽은 것 같습니다. 저자인 스콧 로젠버그는 개발자는 아니지만 소프트웨어 산업 전반에 걸친 폭넓은 지식으로 흥미있게 이야기를 전개해 나갑니다. 하지만 저는 이책이 이야기할려는 주제 보다는 겻다리 이야기와 관련된 링크를 찾아 가는 재미가 더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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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그중 특히 개발쪽은 남녀 성비 차이가 많이 나는 것 같습니다. 다른 개발자와 업무상으로 이메일을 받았을 때에도 여자 이름 같은 느낌이 들더라도 '여자 이름을 가진 남자 개발자 일거야'라는 생각이 들고 실제로도 그런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공대쪽이 얼마나 여학생이 귀한지를 생각하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

저는 서른 정도 까지는 '여자는 여자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지는 것이다'라는 보부아르의 말을 글자 그대로 믿었습니다. 남자 형제만 있는 집에서 '남학교 -> 공대 -> 군대 -> 개발자'란 제 인생 테크트리를 보면 '여성이란 존재'에 무지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지금은 '여자'와 결혼생활을 하고 있고, 아들만 하나 있지만 조카딸들과 친구들의 딸들의 성장하는 과정을 곁눈으로 지켜 보면서 이젠 보부아르의 말을 믿지 않게되었습니다.

확실히 사고하는 방법, 감정, 취향에 '남성적인' 또는 '여성적인'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남성적인 성향'이 우세하고 여자들은 '여성적인 성향'이 우세하지만 사람마다 차이는 있는 것 같습니다. 프로그래밍에는 어느 쪽 성향이 더 잘 맞는지는 모르겠네요. 

하지만 일반적인 남자들의 성장과정을 보면 다소 유리한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남자 아이들은 어린시절 부터 로보트나 조립식이나 공작, 좀 더 자라선 Kit 조립등의 무언가 동작하는 것을 만드는데 익숙합니다. 또한 선입견이지만 학창시절에 씻지도 않고 어두운 방에 틀어 박혀 라면으로 버티면서 몇날 몇일을 담배꽁초 탑을 만들며 프로그래밍에 매달리는 남학생은 쉽게 상상이 가지만 그런 여학생은 쉽게 그림이 그려지지 않습니다.

몇년 전 '누가 소프트웨어의 심장을 만들었는가'란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엘런튜닝을 시작으로 컴퓨터와 소프트웨어에 많은 공헌을 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17명 모두 남자였습니다. 훌륭한 여성 프로그래머들이 많이 있겠지만 '그레이스 머레이 호퍼'가 나오지 않는 다는 것은 다소 의외였습니다. 

누가 소프트웨어의 심장을 만들었는가 상세보기
박지훈 지음 | 한빛미디어 펴냄
소프트웨어 역사를 바꾼 발명과 발견의 가치, 그리고 그 의미를 인물별로 구성한 책. 이를 통해 소프트웨어의 현재와 미래를 통찰해보는 IT 엔지니어를 위한 지적 에세이다. 지금의 혁명적인 컴퓨팅 환경과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은 선각자들에게 빚진 바가 크다. 일상에서 접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들 속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거나 등한시 했던 영웅들의 숨결이 들어 있다. 현대 컴퓨팅의 아버지 앨런 튜링, C 언어를 발명한

코볼의 어머니라 불리우는 그레이스 호퍼는 최초로 인터프리터, 컴파일러를 만드는 등 현대적인 프로그래밍 언어의 근간을 마련했습니다. (최초라는 말이 다소 논란의 소지가 있을 것도 같기도 합니다) 전설적인  프로그래머중 한분입니다.

특이한 점은 당시 군에서 무기 및 암호와 관련된 연구를 한 컴퓨터 관련 학자들은 많았지만, 이분은 해군에 자원입대를 하여 소장으로 전역하셨다고 합니다.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면 해군 제복을 입고 있는 사진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군에서 전역 후에는 DEC에서 수석 컨설던트로 1992년 85세로 돌아 가시기 전까지 근무하였습니다. 
(사진 및 자료 출처: Wikipedia)

이분과 관련된 유명한 에피소드는 우리가 흔히 개발시 수행하는 '디벙깅'이란 이름의 유래입니다. 최초로 컴퓨터의 오류를 버그라고 칭하고 이를 수정하는 작업을 디버깅이라 명명했습니다. 그녀가 1945년도에 하버드의 마크II에서 오류를 수정하다 컴퓨터 속에서 나방 한마리를 찾아낸 것이 역사상 최초의 디버깅 작업이라고 합니다. 
좌측의 이미지(사진 출처: Naval Historical Center)와 같이 그 벌레를 자신의 노트에 붙여 놓고 'First actual case of bug being found'라고 메모를 해 놓았다. (제가 볼땐 이 부분은 '여성스러운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남자였으면 이 벌레에 아무 감흥도 없이 버렸을 것 같습니다.) 그외에 인터프리터, 컴파일러, 코볼등 프로그래밍에 관련되어 '최초'라는 수식어만 여러번 들어 갑니다. 

하지만 이런 훌륭한 여성 프로그래머의 수는 비슷한 업적을 이룬 남자들의 수에 비해서는 매우 적은 것은 사실입니다. 간혹 책이나 자료에서 여성 프로그래머들을 본 적이 있지만 그레이스 호퍼외에는 제가 기억하는 여성 프로그래머는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요즘 활동하는 개발관련 동호회에서도 모임을 하면 40명중에 여성개발자가 많아 봐야 1명이니 성비차이가 많이 나는 직업군 중에 하나인 것 같습니다.

이 글은 제가 지금은 폐쇄한 블로그에 올린 글을 수정한 글입니다. 개발과 IT에 관련된 글들은 시간나는데로 조금씩 손보아서 올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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